좋아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JSFA의 이지영 교수님이 올려주신 곡이다. 애플 뮤직에는 존재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유튜브로 듣게 됐다.
수업 듣고 내일까지 과제를 해야하는데 들어야하는 영상이 하나 남으니 괜히 밍기적거리게 된다.
오늘 나름 바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수업 듣고 연구실도 다녀오고 했더니 인스타그램을 한 번도 안 들어갔었다. 어차피 인스타그램을 친구들의 소식을 듣고 내 일상을 공유하기 보다는 좋아하는 뮤지션들의 음악추천, 콘서트 소식 업데이트를 받기 위해 사용한다. 어찌 됐던 밤에 낮잠이라기엔 뭐하고 너무 졸려서 쪽잠을 자고 일어나서 습관적으로 침대에 누워 인스타그램에 들어갔다. 선우정아, 이지영 교수님, 윤석철님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세월호를 추모하고 몇몇은 추모곡도 공개했다. 벌써 세월호 사건 6주기인 것이 믿기지 않는다.
그 때는 이제 막 내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교 들어갔을 때인데 그 때부터 내가 뭔가 잘 못 된건 아닐까 어렴풋이 느꼈다. 나는 왜 다른 사람들처럼 공감하지 못할까. 엄마는 나도 자식 낳아서 길러보면 느낄거라고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이 사건에 공감하는 정도를 보면 내가 공감성이 떨어지는 것도 맞는 것 같다. 아빠는 내가 아직 소중한 걸 잃어버린 경험이 없어서 그렇다고 한다. 일리는 있는 것 같다. 아직 조부모님도 다 살아계시고 기르고 있는 고양이도 이번이 처음이라 내게 소중한 것이 세상을 떠나본 경험이 없다. 그렇지만 겪어보지 못한 것을 내 일처럼 여기는 것이 공감 아닐까? 어릴 때부터 책을 멀리한 결과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음악은 대단한 것 같다. 이런 나도 이지영 교수님의 음악을 들으며 추모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고. 지난 1년간 피아노를 배우면서 유일하게 배운 클래식 곡이 한 곡 있는데, 백건우 선생님이 세월호 사고 100일 추모 공연에서 연주하신 베토벤의 비창 2악장이다. 물론 이 곡은 나의 레가토를 개선시키고 손의 터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선생님께서 숙제로 내 주신 곡이었지만 그걸 위해서 백건우 선생님의 연주를 반복해서 들으면서 또 음악의 대단함을 느꼈다. 이 곡도 유튜브에 있을 텐데 들으면 정말 슬프다. 아니 참담하다.
인류애,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항상 역지사지로 생각하자’가 모토인 내가 공감을 잘 못하는 것은 참 모순적이다. 역지사지를 잘 못해서 내가 그걸 추구하는 것일까. 공감하고 위로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마음으로 우러나와서 remember 0416을 적는 사람이 되고 싶다.